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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1. 12. 00:14

민노당, 분당 이전에 먼저 해야 할 일 : 박노자

박노자의 머리 속에는 아마도 좌파 민족주의자들은 결국은 좌파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는 듯하다. 하지만 나는 결국은 민족주의자들이라고 보고 싶다. 집 나간 가족을 설득해 집으로 돌아오게 만들 수 있다는 전제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 같은데, 여기에는 두 가지의 오류가 있다. 먼저, 이들은 애초에 가족이 아니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은 오류가 있다. 그리고 이념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독선의 오류가 있다. 내가 단언하건대, 이들은 김용갑 등의 극우파를 좌파로 만들 정도의 설득력이 아니라면 설득이 불가능하다. 그건 그만큼 이념의 차이가 크다는 말이다. 이념의 차이가 존재하면 같은 사실을 보고도 다르게 판단한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걸 인정해야 한다. 모든 이들이 제대로 알기만 하면 좌파가 될 거라는 착각은 하지 말자. 박노자도 본문에서 언급하듯 민족주의자가 되는 것은 단순히 무지나 지적 열등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역사적 사실을 바로 안다고 해서 '민족'과 '자주'의 이념을 버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이들을 너무 무시하는 처사이다. 이념은 같은 사실을 다르게 받아들이도록 만든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그런 시도 자체를 우습게 여기거나 무조건 냉소를 보내는 것은 아니다. 충분히 이해를 하고 지지하지만 그런 시도가 언제까지나 같은 당을 구성하면서 계속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갈라서야 한다. '코리아 연방 공화국'을 부르짖는 후보에게 투표할 수는 없다.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사이에 장강이 있다"면 민주노동당내에는 태평양이 있다. 차이를 인정하는 것은 모든 것에 선행해야 할 근본 가치이다.

집 나간 가족을 불러들이는 것은 '전어 굽는 냄새'이지 '빤쓰 줄여놨으니 돌아오라는 신문광고'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