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s
2007. 9. 16. 02:16
[mac]
블로그를 시작하고 여러 블로그들을 돌아다니다 보니 관심있게 들르는 블로그도 많아지고 또 새 글이 올라왔는지 확인하기 위해 일일이 해당 블로그를 방문하는 것도 귀찮아서 rss 구독을 하기 시작했다. rss를 이용하니 업데이트가 이루어진 곳만 방문할 수 있어 시간이 많이 절약되고 해당 포스트에 집중할 수 있어 매우 효율적으로 생각됐다. rss를 사용하면 재론이 필요 없을 만큼 편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해당 블로그의 미세한 변화나 트랙백/댓글로 이루어지는 토론에는 둔감해질 수 있다. 블로그라는 것이 어떤 '정의'된 틀 속에서 움직이는 것은 아니지만, 블로그를 운영하고 글을 올린다는 것은 세상과의 소통이라 생각한다. 세상과의 소통(트랙백/댓글을 통한 피드백)을 위한 것이 아니라면 굳이 포스트를 공개하고 메타블로그에 발행할 이유는 없을 것이고 비공개의 블로그를 운영하거나 그냥 오프라인 일기장을 이용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트랙백/댓글은 블로그의 핵심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하느냐는 그야말로 개인의 '취향'이겠으나, 블로그를 개설하고 글을 주기적으로 올리고 메타블로그에 발행하면서도 트랙백/댓글을 전면적으로 막아놓고 독자의 피드백을 일체 허용하지 않는 블로그를 보면, 왜 공개적인 블로그를 운영할까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렇게 얘기한다 하여, 그런 블로그를 의미없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고 비난하는 것도 아니다. 그 블로거의 세상과의 소통방식일 수 있다. 각자가 가진 블로그 운영 정책을 (돈을 내고 이용하는 것도 아닌) 내가 이러쿵저러쿵할 이유는 없다. 글이 잠깐 삼천포로 빠졌는데, 하여간, rss를 사용하면 그 편리함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이런 중요한 점도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rss를 사용하게 된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또 있다. 바로 블로그에 게시되는 링크이다. 나도 처음에는 블로그에 링크 사이트를 여러군데 설정해놓고 그 링크를 이용하여 다른 블로그에 마실 다녔다. 그런데 자주 들르는 블로그가 많아지면서 링크해놓는 블로그가 많아지고 그 블로그들을 모두 링크할 수가 없어서 자연스럽게 블로그들을 '선별'하게 되었다. 블로그 주인의 정치성향, 글의 품질 등을 가지고 '선별'을 하게 되었는데, 여기서 미묘한 부작용이 나타났다. 링크하는 블로그를 선별할 때, 내 블로그를 들르는 방문자에게, '나는 이런 블로그들을 '인정'하고 있고 나는 대충 이런 성향의 사람이다.'라고 말하는 것을 고려하게 된 것이다. 링크를 건 블로그가 그냥 단순히 자주 들르는 블로그가 아니게 되고 링크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게 된 것이다. 내가 그렇게 되니 다른 사람들도 그럴 것이라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되었고 다른 블로그를 방문할 때 링크를 유심히 살피게 되었다. 그래서 (내 판단에) 수준낮은 블로그가 링크되어 있으면 그 블로그를 같은 수준으로 평가하게 되고 블로그에 올라있는 (좋은) 글들도 글 자체로 판단하지 않게 되었다. 글을 읽는 데 선입관이 작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자주 댓글을 주고받는 사이인 블로그에 내 블로그가 링크가 안 되어 있을 때는 은근히 서운한 감정이 들게 되고, '내 블로그를 형편없이 생각하는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또 전혀 예상하지 못한 곳에 내 블로그가 링크가 되어 있으면 그 블로그 주인을 더 높게 평가하거나 마치 내가 대단한 인정을 받은 것처럼(해당 블로거가 유명 블로거이고 다른 링크걸린 블로그들의 '품질'이 좋은 경우에는 더 하다.) 느껴지게 되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일정한 경향을 갖게되니 그 다음으로는, 당연하게도, 링크가 일종의 '파벌나눔'의 의미로 다가오게 되기까지 했다. 블로고스피어도 일종의 사회인데 이런 소그룹으로 나누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파'벌'은 반드시 부작용을 수반한다. 현실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파벌에 속하지 못한 사람에게는 폭력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그래서 현실세계에서건 블로고스피어에서건 민감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것이다. (이건 정말 나만의 문제일 수도 있다.) 링크의 존재이유와 역할은 전혀 그런 것이 아닐 텐데 나에게만은 그렇게 다가오니 이게 좀 난감한 문제였다. 사실 내가 지나치게 속물이라 그런 것이 아닌가 심각하게 고민하기도 했다. 그래서 나름대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게 되었고, 링크를 다 지우고 공란으로 남겨두게 되었다. 그렇게 되니, 자주 들르는 블로그들을 따로 관리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그래서 이런저런 이유로 rss를 사용하게 되었는데, 다른 도구를 이용하는 것이 번거롭기도 하여 그냥 safari에 기본으로 들어있는 rss reader를 사용하였다. 이 도구는 맥mac답게 매우 아름답게 보였고 군더더기 없이 가장 기본적인 기능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북마크 바bar와 연계되다 보니 일정한 블로그에 북마크를 통해 가려고 하면 rss 페이지를 거쳐야 가능했다.(뭐 내가 잘 몰라서일 수도 있다.) 주로 댓글로 토론에 참가하고 있는 경우에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귀찮게 느껴졌고 다른 방법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safari에 기본으로 들어있는 rss 구독기


rss 구독기를 사용하려면 대략 세 가지의 선택이 있을 수 있다. 먼저, 그 동안 사용했던 것처럼 웹브라우저 자체가 제공하는 구독기를 사용할 수 있고, 다음으로, 웹상에서 제공되는 온라인 구독기(한rss, 구글 등), 마지막으로, 데스크탑(?) 구독기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온라인 구독기는 어디서나 사용이 가능하고 반드시 내 컴퓨터를 이용하지 않아도 가능하다는 엄청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내게는 고려된 선택사항이 아니었다. 웹상에서 로그인을 거쳐서 다른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은 번거롭게 느껴졌다. 하지만 사용의 필요가 있는 상황이 있을 수도 있으니 구글 리더도 설정은 해놓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로 사용하지는 않더라도 말이다. 그런 이유로 데스크탑 구독기를 이리저리 검색해보았는데, 맥mac에서는 대충 NetNewsWire, Newsfire, Vienna 등이 인기있는 것 같았다. 나는 돈을 주고 rss 구독기를 사용할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그 이유는 safari 구독기능이, (매우 싼 가격이더라도) 돈을 투자해서 따로 도구를 이용할 만큼 불편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게 있어서는 사실 선택사항은 한 가지였던 것이다. Vienna였다. 다행히도, 기본 화면도 Mail(mac에 제공되는 기본 메일 클라이언트)과 비슷해서 익숙했고, 뭐 대단한 기능을 원한 것은 아닌 내 눈높이에는 딱 맞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Vienna 자체에서 제공하는 브라우저였다. 글 내용 중의 링크를 열어도 그 자체에서 열려서 좋았고, 댓글 등을 확인하고자 할 때에도 굳이 safari를 열지 않아도 되어 매우 좋았다. 기능들이야 내 필요에는 복잡할 필요가 없으니, '어떤 기능이 있더라'는 적어도 나에게는 무의미했다. 아마 Vienna에 익숙해지더라도 내가 사용하는 기능은 한정적이고 지금과 별 차이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Vienna의 기본 화면 (아직 구독 설정을 다 못 했다.)


하여간, 앞으로 이 도구를 사용해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지금은 매우 만족스럽다. 한 가지 나를 귀찮게 하는 것은 safari의 북마크를 rss없이 순수한 북마크로 변경하는 일이다. 그 많은 북마크를 일일이 설정하여야 하는 일이 너무 귀찮아서 아직도 손을 안 대고 있다. 흠... 간편하게 변경하는 수가 없을까? 앞으로의 편한 블로그 서핑을 위해서는 지금 이 귀찮음을 참아야 한다. 이건 살아가는 데 있어서도 적용되는 진리이다. 하지만 난 이런 진리들에 너무 약하다.




내가 사용하고자 하는 기능들이 뻔하다 보니 각 도구들의 쓰임새에 대한 깊은 얘기는 없고 그저 단순한 인상만을 나열하게 되었다. 처음에 rss 구독기를 선택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목적의 글을 쓰려고 했다는 점은 시작과 동시에 어디론가 없어졌다. 혹시라도 검색을 통해 정보를 얻고자 여기 들어온 독자가 있다면 여기를 가보기 바란다.

덧2

그나저나, 글에 사진을 삽입할 때, 사진에 테두리를 두르려면 어떻게 하는 건가요? 위 첫 번째 사진처럼 배경이 흰색인 사진은 테두리가 없으니 좀 허전합니다. 어디선가 본 듯한데 지금은 도저히 알 수가 없네요. -> 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