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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7. 17. 15:02
오늘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과 관련하여 뉴코아, 홈에버의 임대 업주들이 민주노총을 항의 방문하였다는 기사가 났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그들이 방문했어야할 장소는 민주노총이 아니라 이랜드 회장실이었어야 했다.

프랑스에서 공공부문이 파업에 돌입했을 때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 하는 파리의 시민들이 자신들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들의 파업에는 동조한다고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파리의 시민들은 지금은 자신들이 파업하는 당사자가 아니지만 언제든지 자신들도 파업을 하는 당사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자신들의 불편은 차치하고 파업의 정당성을 더 우선시하는 것이다.

우리의 경우와는 정말 다르다. 우리의 경우에는 노조의 파업이 이런 지지를 얻기는 힘들어 보이고 지지는 커녕 적대적인 비판 만을 감수해야 했다. 이른바 노노갈등이라는 것인데 홈에버나 뉴코아에 입주하고 있는 입대 상인들은 물론 노동자는 아니다. 하지만 결국은 이랜드라는 자본에 고용된 노동자나 매한가지다. 이들도 자본의 횡포에 대항해야 하는 입장일 뿐 아니라 잠재적인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물론 영세한 상인들이 장사를 하지 못 하여 손해를 입게 되고 이는 회복이 불가능한 손해가 될 수도 있다. 당연히 그들은 자신들의 생업을 보호하여야 한다. 하지만 그 항의의 대상은 파업을 하는 노조가 아니라 이랜드 사용자였어야 하고 아니면 정부나 입법을 한 국회였어야 한다.

이번의 사태로 일반 시민들도 정부가 주장하는 대로 비정규직법이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900만에 육박하는 비정규직 노동자 뿐 아니라 잠재적인 비정규직 노동자인 시민들도 이제 이 법을 개정하기 위한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 그 투쟁의 시작은 일단 이랜드 투쟁을 적극 지지하여야 하고 이 지지의 뜻으로 이랜드 불매운동에 동참하여야 할 것이며 나아가서는 법을 개정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법의 개정은 국회에서 한다. 개정안의 제출은 정부에서도 한다. 비정규직이 살기 위해서는 정부를 지지자로 만들어야 하고 국회의 구성을 개정 정족수에  달하게 조정하여야 한다. 이 모든 일은 바로 선거로 성공시킬 수 있다. 자신들의 삶과는 전혀 관계없는 극우정당이나 신자유주의 정당을 지지하는 것은 나는 바보 멍청이요 하고 소리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건 참 아이러니인데 어떻게 노동자, 농민, 도시빈민들이 우파정당을 지지할 수 있는가. 물론 이건 우리 만의 상황은 아니고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것인데 알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우리 국민들이 제발 자신의 이익에 맞는 투표를 하기를 바란다. 그래야 정치가 위정자들의 놀음이 되지 않고 주권자 자신의 일이 될 수 있다. 그리고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금처럼 자신의 이익과는 동떨어진 정당에 투표를 하면 자연히 정치에는 관심이 없어지고 그에 따라서 정치인들은 견제의 눈을 벗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 나라의 정치 수준은 딱 그 국민의 수준이라는 말은 지극히 당연한 말이 되는 것이다.

구름 위에서 놀지 말고 현실에 발을 딛고 서서 정치를 봐야 한다. 정책을 보고 나의 이익에 부합하는가 냉정히 판단하고 투표를 하여야 한다. 민주주의의 핵심이 선거제도에 있는 이유는 민의는 선거를 통해 표출되기 때문이다. 너무나 쉽게 우리들의 이익을 관철할 수 있는데 왜 답답하게 정치인들 욕이나하고 무관심하게 있는가. 당장 잘못 뽑은 대표로 인해 비정규직법이 만들어지고 비정규직들은 죽게 됐다. 비정규직법을 만들 수 있는 대표를 선출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이제 제발 심각하게 진지하게 생각하자. 저 사람 뽑으면 과거에 기업도 잘 운영했고 서울시장도 했고 청계천도 잘 만들었고...이런 뜬구름 잡는 소리하지 말고 정책을 보고 판단하자. 감세를 한다는데 내 세금도 줄어드나 세금이 줄었지만 복지 혜택도 줄어 결국은 손해나는 것은 아닌가 하나하나 꼼꼼히 따져서 투표해야 한다. 당장 내 생계가 걸린 일이다.

임대 상인들의 민주노총 항의방문을 보면서 민주주의의 본질까지 떠들었는데 실제로 그 기사를 보면서 든 처음 생각은 저 사람들이 한나라당을 지지하겠지라는 생각이었다. 논리가 비약적이지만 민주주의는 바로 우리의 생각, 우리의 행동으로 완성된다. 잊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