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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7. 21. 14:48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들이 피랍됐다. 이들이 아무런 상처없이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다. 뭐 이런 말은 하나마나하다할 정도로 당연한 명제다. 국가는 그들이 무사하게 돌아오는 것을 최우선으로 보장하여야한다.


사실 아프가니스탄은 전쟁터이다. 탈레반들은 목숨을 걸고 투쟁하고 있다. 꼭 적절한 비교는 아니라고 보지만 마치 일제시대에 광복군들과 같은 입장일 것이다. 전쟁터에서 인권이고 국제적인 협약이고가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저 적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생각에 어떤 수단이라도 쓸 것이다. 그런 입장에서 보면 탈레반들이 이런 국제적인 테러를 행하는 것을 이해할 수는 있다. 물론 그 범죄에 대한 선악판단은 둘째로 하고 말이다. 절대 전쟁범죄를 옹호하자는 말이 아니다.


우리의 섬김과 나눔의 정신으로 무장한 개신교 신도들이 과연 제정신인가는 전혀 논점이 아니다. 그들이 제정신이 아니라고 해도 한국의 국적을 가진 국민인 것은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일부 블로거들의 글을 보면 그들이 돌아오는 것을 진심으로 바라지만 설혹 그들이 거기서 희생되더라도 국가 탓은 하지 말라고 하는 글들이 간혹 눈에 뜨인다. 개신교의 일방주의에 대한 비판을 더하면서...


내가 보기에 개신교에 대한 그들의 비판에는 수용할 점이 아주 많다고 생각한다. 나도 평소에 개신교도들의 행태에 대해 증오에 가까운 비판을 해댄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또 국가가 가지말라고 하는 곳에서 선교를 하였다고 해서 국가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은 동의하기 힘들다. 국가의 존재이유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가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국민을 보호하는 것을 가장 큰 존재목적으로 갖는다. 그 목적을 수행할 수 없다면 우리가 국가라는 체제를 존치시킬 이유가 없는 것이다. 국가가 국민을 보호해야하는 관계에 있어서는 상호주의는 개입할 여지가 없다. 국민이 도리를 못했으니 국가도 보호를 거부하겠다는 것은 국가의 존재이유를 부정하는 것이다. 그래서 멀리 타국에서 범죄행위를 저지른 범죄자에 대해서도 국가는 자국민 보호를 행해야 하는 것이다. 국민이 도리를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책임을 묻게된다.


국가가 막는 행동을 했으므로 국가 탓을 하지말라고? 그건 어불성설이다. 국가는 그런 상황에도 국민을 보호해야될 책임을 가진다. 그게 국가의 존재이유이다. 따라서 이번의 사태에 대해서도 어떠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국민들을 보호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들이 국가 내지 공권력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느낀 적이 있는데 바로 친일파 김완섭이라는 사람이 벌인 고소사건을 보면서였다. 모든 국민들(아마 정말 거의 모든 국민들일 것이다.)이 그의 헛소리에 분노하고 어이없어 했다. 나도 그는 정신 감정을 받아봐야 할 사람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의 글에 대해 네티즌들이 단 악플은 범죄이다. 국가가 범죄행위에 대해 처단하는 법조문을 두고 있는 단 한 가지의 이유를 대라고 한다면 바로 이런 경우일 것이다. 어떤 사람이 미친 소리를 했더라도 그의 의견은 보호받아야한다. 그게 미친소리이니 무시할 수도 있고 아니면 논리적인 비판으로 매장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김완섭이 고소한 악플러들은 그러지 않았다. 범죄라는 도구를 선택한 것이다. 국가는 이러한 경우에 범죄행위를 한 악플러가 아니라 김완섭을 보호해야 한다. 생각이 모자라거나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고 해서 범죄의 대상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좀 논점이 엇나갔는데, 나는 같은 맥락에서 국민 대다수가 비판하는 개신교도들의 이슬람국가로의 선교라 하더라도 국가는 그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논리에 비약이 있고 잘못된 비교를 했지만 대충 무슨 의미로 김완섭의 고소사건을 언급했는지는 전달됐으리라 본다.


나는 애초에 해외파병이 잘못된 결정이라 생각하고 지금이라도 그걸 되돌릴 수 있다면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철군이 됐건 무엇이 됐건 정부는 이들 정신나간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무슨 수단이라도 강구하고 실행으로 빨리 나아가야 한다. 만약 이번에 이들이 희생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그건 전적으로 정부의 책임이다.


덧글

간혹 가다 보면 난독증 환자들이 있어 제대로 글을 이해 못하고 비난을 하는 경우를 보는데 좀 두렵다. 그래서 덧붙인다.

1. 김완섭이라는 자의 헛소리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에 대한 범죄에 대해서는 국가가 보호해야 한다.

2. 개신교에 대한 타당한 비판에 대해 적극 동의한다. 하지만 그들을 구해내지 못하면 전적으로 국가의 책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