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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10. 30. 13:41
[mac]
원래 무엇이든 구조 자체가 바뀌면 그에 따른 이런저런 불만들과 적응상의 혼란이 생겨나게 마련이다. 컴퓨터도 예외는 아니어서 언제나 운영체제가 바뀔 때면 이곳저곳에서 크고 작은 불만들이 나온다. 새로운 체제에 적응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그렇게 수월한 것만은 아니다. 이번에 애플에서는 매우 발전적인 운영체제 레퍼드를 선보였고, 맥을 사용하는 사용자들은 밤잠을 설쳐가며 새로 운영체제를 설치하고 300가지가 넘는 새로운 기능들을 사용해보느라 분주했을 것이다. 나도 들떠서 레퍼드를 이리저리 만져보느라 토요일부터 아무것도 못했다. 이제 대충 적응이 된 것 같다. 새로운 운영체제라고는 하지만 새로 익혀야 하는 큰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기도 하거니와, 맥 운영체제 자체가 워낙 사용하기 편하게 만들어져서 적응이 어렵지는 않다. 나는 이전 버전인 타이거를 사용한 지도 그리 오래되지 않아서 타성이란 게 없어서이기도 하다.

일단 레퍼드는, 타이거 시절에도 그랬지만, 화면 자체가 더욱더 유려해졌다. 이건 뭐 직접 보지 못한 사람에게는 말로 설명하기 난망이다. 직접 보는 수밖에. 많은 발전적인 기능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Spaces이다. 이전에도 이렇게 여러 화면을 사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있었지만 나는 사용하지를 않아서 더욱 그런 것 같다. 16개의 화면을 사용할 수 있다. 16개나 되는 작업공간이 필요하지는 않기 때문에 나는 6개의 화면을 사용하도록 설정을 했는데, 화면간의 이동이 너무 쉬워 그냥 한 화면에서 Exposé를 사용하는 것과 별 차이가 없다. 심지어는 열려있는 창을 끌고 화면의 끝으로 가면 옆의 다른 화면으로 넘어간다. 물론 6개의 화면을 한 화면에서 보면서 창들을 옮길 수도 있다. 거기다가 각 화면의 단축키도 있어 여러모로 편하게 화면전환을 할 수 있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Time Machine은 따로 하드가 필요한 이유로 나는 사용해보지 못했다. 가장 화려하게 변한 것은 Finder인데, iTunes나 최근의 iPod들에서 볼 수 있는 Cover Flow 기능이 추가됐고, Finder란 이름에 걸맞게 검색도 아주 편해졌다. 거기다가 Quick Look이라는 훑어보기가 더해져서 더 강력해졌다. 퀵룩은 정말 편리한 기능이다. 레퍼드상의 어디에서도, 어떤 파일 형식이라도(모든 것인지는 모른다.) 볼 수가 있다. 동영상도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구동시킬 필요 없이 그저 스페이스바를 한 번 눌러주면 퀵룩을 통해 볼 수가 있다. 물론 전체화면도 가능하다. 사진도 마찬가지이다. 문서의 경우에도 '미리보기'를 통하지 않고도 그냥 볼 수가 있다. 아주 편하다. '미리보기'도 발전이 있었다. 일단 볼품없었던 창이 다른 애플리케이션들처럼 훌륭해졌다. 그리고 PDF의 경우에 확대/축소가 가능해졌고 주석을 붙이거나 메모가 가능해졌다. 점점 다른 애플리케이션 없이 운영체제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 뭐 좋은 점을 얘기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마음에 든 것들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하고 불만을 몇 가지 언급한다. 물론 문제는 대부분 레퍼드 자체에서 오는 것은 아니고 개별 애플리케이션의 문제라고 볼 수도 있다.

가장 아쉬운 것은 Journler이다. 저널러는 여러 글에서 언급했듯이 내가 가장 애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다. 그래서 레퍼드를 설치하고 가장 먼저 열어본 것인데, 이게 열리지가 않았다. 내가 시작할 때 암호를 넣어야 열리게 만들어 놓았는데, 암호를 넣어도 열리지 않는 것이었다. 그래서 저널러 개발자의 블로그에 가보니 암호를 재설정하는 방법이 있어 그대로 하니 열리기는 했다. 하지만 기존의 엔트리들을 전혀 읽어오지 못하고 뭔가 이상했다. 역시 개발자 블로그를 보니 레퍼드를 위한 새로운 버전이 있었다. 그래서 업데이트를 하고 사용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블로그로 발행하는 기능이 보이지를 않았다. 헉! 다시 개발자 블로그를 가보니 이젠 지원하지 않는단다. 게다가 이번 것이 무료로는 마지막 버전이란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블로깅 기능과 무료라는 두 가지가 모두 사라지는 것이다. 몇 달간 가장 손에 익은 애플리케이션인데 아쉽다. 그냥 데이터베이스 기능만으로도 훌륭하지만 그래도 유료라면 더 좋은 기능을 가진 프로그램들이 있기 때문에 저널러에 손이 가지는 않을 것 같다. 데이터베이스와 블로깅 툴이라는 두 가지 기능이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구현이 되기 때문에, 거기다가 PDF를 보는 것도 아주 좋아서, 애용했던 것인데 이제 두 가지의 작업을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으로 하기는 힘들 것 같다. 블로깅이 가능한 도구를 찾아야 하고 데이터베이스 기능을 하는 프로그램도 찾아야 한다. 당분간은 저널러가 데이터베이스 기능을 맡겠지만, 모두가 극찬하는 DEVONthik를 심각하게 고민해야겠다. 그런데 데본띵크도 문제인 것이 rtf 파일의 한글이 전혀 안 보인단다. 이거야 곧 고쳐지지 않을까? 블로깅 도구로는 MarsEdit와 Ecto를 고려 중이다.(친절하게도 저널러 개발자가 언급한 도구들이다.)

다음은, 역시 내가 많이 사용하는 Mail(윈도우즈로 치면 아웃룩 같은 메일 클라이언트)인데, 일단 메일은 기능도 좋아지고 인터페이스도 매우 훌륭해졌다. 아주 마음에 든다. 거기다가 RSS 구독 기능도 추가가 됐다. 내가 사용하던 RSS 구독기는 Vienna였는데 이게 너무 버벅대기도 하고 화면도 마음에 안 들어 거의 사용하지 않고 Safari를 사용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파리와 연동되는 구독 기능이 메일에 추가됐으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마침 구글에서도 imap을 지원하여 메일 하나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 새로운 기능들에 문제가 발생했다. RSS는 상식적으로 좀 이해가 안 가는데, 피드를 등록했다가 지우면 다시는 그 피드를 등록할 수 없다. 이게 웃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일부러 그랬을 리는 없고 내가 뭔가 잘못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도 했다. 그런데 구성이 너무 단순하여 내가 뭘 잘못할 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조만간 업그레이드로 고쳐지길 바란다. 또 피드를 읽어올 때 무한으로 계속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주로 처음으로 읽어오는 경우에 그런 것 같은데, 그래서 메일을 강제종료를 했다. 그랬더니 피드의 등록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피드를 읽어오는 데 문제가 생겨 지우고 다시 등록을 하고자 했는데 이게 한 번 지우니 다시 등록이 안 되는 것이다. 그것도 전혀 메세지도 없이 그냥 실행이 되는 것처럼 보이는데 항목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처음에 등록하고자 했던 주소들은 당연히 내가 애독하는 중요한 주소들인데 결국 가장 중요한 주소는 등록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그렇다고 운영체제를 다시 설치하는 것은 시간낭비로 보여서 업그레이 방식으로 설치를 하면 혹시 나아지지 않을까 하고 해봤지만 전혀 달라진 게 없다. 혹시 메일만 따로 설치가 가능한 방법이 없을까? 구글에서 지원하는 imap은 웹상에 있는 Gmail과 그대로 연동이 되어, pop처럼 단순히 편지를 다운로드만 하는 것이 아니라 Mail에서 마치 구글에 접속해 있는 듯이 동기화가 가능한 기능이라고 한다.(웹에 접속을 안 해도 Mail에서 편지를 삭제하면 Gmail에서도 삭제가 된다.) 타이거에서 실행시켰을 때는 자꾸 오류가 나서 프로그램이 비정상종료되어 사용을 하지 못했는데 이번의 메일 3.0에서는 다행히도 설정도 잘 되고 동기화되는 기능을 사용할 수 있었다. imap의 문제인지, 이번에 새로 추가된 '해야 할 일' 때문인지 몰라도 해야 할 일이라며 날라오는 편지가 하룻밤 사이에 1000개가 되었다. 이게 무슨 문제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그냥 pop로 돌아왔다. pop로 돌아온 지금도 이게 imap의 문제인지 '해야 할 일'의 문제인지 알 수가 없어 '해야 할 일' 기능을 사용하기가 두렵다. 그냥 의미 없는 편지도 이런데 자신을 비난하는 편지가 수백 통이 온다면(진중권 등 사이버 테러를 당했던 사람들...) 엄청날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imap 기능이 활성화되지 않은 사람이 많은 듯한데(지메일에서 설정을 영어로 바꾸면 imap 설정이 보인다.), 나는 사용하는 두 가지 주소가 모두 활성화되어 재수가 좋다고 생각했다. 역시 마냥 재수 좋을 수는 없나보다. 하여간 가장 마음에 들었던 두 가지 기능이 이 모양이니 문제는 문제다. 곧 고쳐지리라 믿는다.

FolderPlus는 맥에서 거의 유일하게 사용가능한 웹하드이다. 그래서 자연 활용도가 높다. 그런데 이게 레퍼드와 좀 문제가 생긴다. 이전 시스템을 싹 지우고 레퍼드를 새로 설치했기 때문에 폴더플러스 브라우저는 새로 다운 받아야 했다. 그런데 새로 받은 브라우저가 문제를 일으킨다. 검색을 할 때 한글이나 일어, 한자를 사용하면 프로그램이 비정상적으로 종료가 된다. 영어로 검색할 때는 전혀 문제가 없다. 애플포럼에 가보니 문제가 있다는 사람도 있고 전혀 문제가 없다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내가 이유를 추측해보니 레퍼드에서 새로 다운 받아서 그런 것 같다. 다운 받는 곳에 사파리 2.x로 다운 받을 것을 권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가능한 이유인 것 같다. 아마도 사파리 2로 다운 받은 사람들이 레퍼드를 업그레이드 방식으로 설치한 경우에는 문제가 없는 게 아닌가 추측한다. 그냥 나의 추측이다. 전혀 근거도 없다. 새로운 운영체제가 나왔으니 폴더플러스에서도 곧 업그레이드를 내놓을 것 같다.

이곳저곳의 맥 관련 사이트들을 다니다 보니 Firefox의 한글이 이상하게 나온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도 처음에 다운 받아 설치했을 때 그런 현상이 있었다. 그래서 파이어폭스 설정에 들어가 서체(처음의 서체는 모르는 서체여서 그냥 애플고딕으로 바꿨다.)를 바꿔주니 잘 나왔다. 아마도 설정된 서체가 레퍼드에 없는 모양이었다. 이게 영문 상위 시스템에서 나타나는 현상이고 한글 상위 시스템에서는 해결된다는 사람도 있는데, 서체를 바꿔주면 한글이든 영문이든 시스템 언어와는 상관없이 잘 나온다. 서체를 바꿀 당시에는 한글 시스템이었고 지금은 영문 시스템을 쓴다. 아무 문제 없다.

대충 큰 불만은 이 정도이다. 사소하고 자잘한 버그야 존재하겠지만 내가 발견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다. 누누이 얘기했듯이 나는 '가벼운' 사용자이기 때문이다. 사파리가 빨라졌다. 그간에도 가장 빠른 브라우저였다. 2에서 3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엄청난 속도의 진전이 있었는데 이번에 3.0.3에서 3.0.4로 넘어오면서도 약간 빨라졌다. 레퍼드에서는 전체적으로 속도가 빨라진 것 같다. 가장 무거운 프로그램 중의 하나여서 실행을 시킬 때마다 무지개 바람개비를 봐야 했던 Pages에서도 더 이상 바람개비가 돌지 않고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실행된다. 무척 빠르지만 다른 애플리케이션에 비하면 아직 멀었다. 이거 또 이러다가 새로운 얘기가 시작되겠다. 단지 이틀 정도를 사용했을 뿐인데 할 말이 너무 많다. 차차 하기로 한다. 덧붙여서 지금 이 글은 MarsEdit라는 애플리케이션으로 작성하여 발행한 것이다. 이 도구는 다 마음에 드는데 가장 중요한 위지윅WYSIWYG 에디터가 없는 것 같다. 그게 좀 불편하다. 그나마 줄바꾸기는 단축키(그냥 엔터 대신에 사과+엔터)가 있는데 이게 또 퀵실버와 겹친다. 이 도구를 계속 사용하려면 뭔가 조정이 필요하다. 그러고 보니 줄바꾸는 것 외에는(예를 들면 링크, 이미지 삽입 등) 다른 도구에서도 클릭이 필요하니 그다지 불편할 것도 없다. 다음에는 Ecto를 사용해봐야겠다.



혹시라도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위의 문제들을 해결하신 분들은 댓글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더불어서 레퍼드에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들에 대한 얘기가 오갔으면 좋겠습니다.

덧2 (2007. 11. 2 2:50 추가)
Mail은 설정들이 담겨있는 폴더를 과감하게 삭제해서 초기화하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역시 뭔가 설정이 꼬여서 그런 문제가 생겼던 것 같다. 이제는 RSS도 지웠다가 다시 추가가 가능하고 매끄럽게 실행된다. imap도 문제가 해결되어 이제는 문제없이 사용가능하고 매우 만족스럽다. 시스템 자체도 초기에는 약간 불안한 듯 보이더니 안정된 것 같다. 소프트웨어도 하드웨어와 적응하는 시간이 좀 필요한 듯. 여전히 문제인 것은 폴더플러스 브라우저이다. 이건 업그레이드가 되어야 해결될 듯싶다. 어서 나오기를 바란다.

덧3 (2007. 11. 3 3:45 추가)
Firefox의 문제는 그리 간단한 것은 아닌 것 같다. 위에서 말한 바대로 되는 것은 한글판 브라우저의 경우에 그렇고 영문판 브라우저의 경우에는 서체를 바꿔도 완벽하게 해결되지 않는다.

MarsEdit과 Ecto 두 가지를 모두 시험삼아 사용해봤는데, 일장일단이 있다. 일단 엑토는 편의성에서 매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웹에서 입력하는 것과 같이 거의 모든 기능이 가능하다. 심지어는 태그도 지정할 수 있다. 단 한 가지 안 되는 것은 공개여부를 결정할 수 없는 것이다. MarsEdit도 마찬가지로 공개여부는 지정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태그 지정도 안 된다. 하지만 MarsEdit이 딱 한 가지 좋은 점이 있는데 그건 글을 블로그에 올린 후에도 웹에서 수정할 필요없이 MarsEdit에서 직접 수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Ecto는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것 같다. 내가 못 찾아서 그런지 몰라도. 대충 사용해본 바로는 엑토가 더 편하다. 엑토상에서 모든 게 가능하다면 굳이 비공개로 포스팅할 필요는 없으니 아쉽기는 해도 반드시 필요한 기능은 아니다. 하여간 공개여부 지정과 올린 후의 수정 기능만 가능하면 거의 모든 게 지원되는 도구가 될 것 같다. 일단 엑토에 더 마음이 간다.
MarsEdit으로 이 글을 수정하고 엑토를 다시 보니 여기서도 수정이 가능하다. 흠... 그렇다면 엑토의 압승이다.